영국 학교 Parents’ Evening 처음 가시나요? 학부모 상담에서 꼭 물어볼 질문과 준비 방법
영국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학교에서 Parents’ Evening에 관한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한국의 학부모 상담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참석해 보면 분위기와 진행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특히 영국에 처음 온 부모라면 ‘무엇을 물어봐야 하지?’, ‘선생님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영국 학교에 보내면서 Parents’ Evening에 갈 때면 궁금한 것을 작은 Post-it에 하나씩 적어 갔습니다. 상담 시간이 생각보다 짧기 때문에 막상 선생님 앞에 앉으면 꼭 물어보려고 했던 질문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영국 학교의 Parents’ Evening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한 가지입니다.
Parents’ Evening은 단순히 아이의 성적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수업에는 어떻게 참여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좋을지를 부모와 학교가 함께 확인하는 시간에 더 가깝습니다.
또 Primary와 Secondary가 다르고, State School과 Independent School도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같은 유형의 학교라도 운영 방식은 학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1. Primary School Parents’ Evening은 어떻게 진행될까?
초등학교에서는 보통 학교에서 Parents’ Evening 날짜를 알려주고 부모가 가능한 time slot을 예약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면 담임선생님을 만나 아이의 학업과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아이가 부모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선생님과 나누는 이야기는 Maths나 English 성적만이 아닙니다.
아이가 수업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잘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영국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라면 저는 성적만큼이나 학교생활과 적응에 관한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물어볼까요?
예를 들어 영국 학교에 온 지 3개월 된 Year 4 아이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집에 와서 학교가 어떠냐고 물으면 아이는 늘 “좋아”, “괜찮아”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Parents’ Evening에서 선생님에게 단순히,
“Is he doing well?”
이라고만 물어보면 부모가 알고 싶은 구체적인 학교생활까지 듣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신,
“수업시간에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선생님에게 질문하나요?”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나요?”
“영어 때문에 수업 참여가 어려워 보이는 순간이 있나요?”
처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의 모습을 선생님을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상담 전에는 질문을 미리 적어 가세요
제가 사용했던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궁금한 것을 Post-it이나 작은 메모지에 미리 적어 가는 것입니다.
상담시간에는 먼저 선생님의 설명을 충분히 듣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준비했던 질문 중 상당수는 자연스럽게 답을 듣게 됩니다.
그 다음 아직 답을 듣지 못한 것만 하나씩 물어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수업 참여, Maths와 English에서의 강점과 보완점, 친구관계, 집에서 도와주면 좋은 부분 등을 미리 적어둘 수 있습니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질문 자체를 간단한 영어로 적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arents’ Evening에 가서 완벽한 영어를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알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3. Year 5라면 조금 더 주의 깊게 들어보세요
아이가 Year 5라면 Secondary School 진학이 점점 가까워지는 시기입니다.
특히 Grammar School을 고려하고 있는 가정이라면 이 시기의 Parents’ Evening에서 아이의 현재 학업 수준과 progress를 조금 더 세심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에게 곧바로,
“우리 아이가 Grammar School에 갈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것보다는 현재 Maths와 English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떤 부분이 강한지,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1+의 일정과 방식은 지역과 학교에 따라 다르므로 지원을 고려한다면 별도로 공식 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외국에서 영국으로 막 온 아이라면 무조건 시험 준비부터 시작하기보다 아이의 영어, 현재 학업 수준, 학교 적응 정도와 앞으로의 진학 계획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습니다.
4. Secondary School이 되면 질문도 달라집니다
Secondary School에 들어가면 Parents’ Evening의 내용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학교에 따라 담임 한 명을 만나는 것보다 여러 subject teacher를 차례로 만나 과목별 progress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도 달라집니다.
현재 성취도뿐 아니라 GCSE 또는 A-level 과목 선택, Sixth Form, 진로, 대학 진학, 학교에서 제공하는 careers guidance와 work experience 또는 placement 등에 대해서도 필요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Year 10 학생이라면 이런 질문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Year 10 학생의 부모가 아이가 장차 대학에서 Economics를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Parents’ Evening에서 Maths 선생님은 아이의 수학적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Geography 선생님은 자료를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설명하는 능력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바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라고 묻기보다는 한 단계씩 질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이 아이의 학업적인 강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과목에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Sixth Form에서 어떤 과목 조합을 생각해 볼 수 있는지, careers adviser와 언제 상담하면 좋은지, 관련 work experience 기회가 있는지 등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여러 과목 선생님의 이야기를 모아 듣다 보면 부모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아이의 강점이나 가능성이 보이기도 합니다.
5. Independent School은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Independent School의 Parents’ Evening 역시 학교마다 방식이 다릅니다.
특히 Secondary나 Sixth Form에서는 subject teacher들을 각각 만나 과목별 progress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모든 선생님에게 같은 질문을 하기보다 과목에 따라 질문을 조금씩 달리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Maths 선생님에게는 현재 학업 수준과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English 선생님에게는 writing이나 analysis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A-level 선택을 앞두고 있다면 해당 과목을 계속 공부하는 것이 아이에게 적절한지 선생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학교생활이나 pastoral care, 진로와 대학 진학 등 보다 전체적인 문제는 적절한 Tutor나 담당 선생님에게 따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6. 부모가 많이 말하기보다 먼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Parents’ Evening에 가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위해 이것도 부탁하고 싶고 저것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저는 준비해 간 요구사항부터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선생님의 설명을 충분히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부모가 보지 못하는 시간 동안 학교에서 아이를 지켜봅니다.
수업 중 아이의 모습, 친구들과의 관계, 학습 태도 등 집에서는 알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때 제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7. 칭찬 다음에 나오는 ‘But’을 놓치지 마세요
영국 선생님들은 아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먼저 충분히 이야기한 뒤, 개선하면 좋을 부분을 조심스럽게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She’s doing really well and she’s a lovely member of the class, but we’d like her to contribute a little more during discussions.”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부모라면 먼저 들리는 것은,
doing really well, lovely member of the class
같은 긍정적인 표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선생님의 진짜 칭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상담을 끝내지 말고 But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잘 들어보세요.
선생님이 부모에게 함께 전달하고 싶은 중요한 내용은 ‘수업 중 자신의 생각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번 더 질문할 수 있습니다.
“Do you think it’s because she lacks confidence, or is she still getting used to expressing herself in English?”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조용한 것인지,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직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원래 신중하고 조용한 성격인지에 따라 부모가 도와줄 방법도 달라집니다.
but, however, sometimes, we would like to see…, could benefit from…, one area to work on is…
같은 표현이 나온다면 그 다음 문장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들어보세요.
제가 영국 학교 Parents’ Evening을 다니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칭찬만큼이나 그 다음 문장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8. Parents’ Evening이 끝난 뒤에는 아이의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상담이 끝났다고 해서 부모가 들은 선생님의 이야기가 전부는 아닙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아이의 이야기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너 수업시간에 말을 잘 안 한대.”
라고 말하기보다,
“선생님이 네가 수업은 잘 따라가는데 토론할 때 네 생각을 조금 더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하셨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아직 자신 없을 수도 있고, 틀린 답을 말할까 봐 걱정하고 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생각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Parents’ Evening은 아이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는 시간이 아니라 학교와 부모, 그리고 아이가 함께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국에 처음 와서 Parents’ Evening을 앞두고 있다면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궁금한 질문 몇 가지를 미리 적어 가세요.
그리고 부모가 먼저 많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세요.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물어봐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선생님의 따뜻한 칭찬을 기쁘게 들으세요. 하지만 그 뒤에 조심스럽게 이어지는 한 문장도 놓치지 마세요.
때로는 바로 그 한 문장 안에 지금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Read this guide in English:
Parents’ Evening in UK Schools: What I Wish I Had Known as a Pa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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