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HS 치과 이용하기 — 예약 방법부터 무료 대상, 진료비까지
큰아이가 여섯 살 무렵 한국에서 영국으로 왔습니다.
그 시절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치과에 데리고 가는 일이었습니다. 치과에 가는 날이면 잔뜩 긴장했고,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울음을 터뜨리곤 했습니다.
한번은 아무리 달래도 진료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울어서, 결국 그날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영국에 온 뒤에도 어린 시절에는 물론 제가 함께 치과에 다녔습니다. 다만 이전과 조금 달랐던 것은 아이가 치과라는 공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영국의 어린이 치과진료는 아이를 서두르기보다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말을 건네고, 때로는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진료를 이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작은 스티커를 손에 쥐여주기도 했습니다.
어른에게는 별것 아닌 스티커 한 장이지만 아이에게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치과는 무서운 곳’이라는 기억 대신
‘오늘 나 꽤 잘했어’라는 작은 자신감을 하나씩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 아이가 이제는 이십 대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지금은 당연히 혼자 치과에 다닙니다. 너무나 평범한 일이지만, 어린 시절 치과 문 앞에서 그렇게 울던 모습을 기억하는 제게는 가끔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단순히 영국 치과 덕분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자랐고 여러 경험이 쌓였으며, 치과진료 자체에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어린 시절의 작은 경험들이 전혀 관계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프지 않을 때 치과에 가보고, dentist와 인사를 나누고, 진료 의자에 앉아보고, 별일 없이 집으로 돌아오고. 때로는 잘했다는 칭찬과 스티커 하나를 받아 들고 나오고.
그렇게 치과가 ‘아플 때 끌려가는 무서운 곳’에서 살아가면서 가끔 들르는 평범한 곳이 되어가는 것 말입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의 dental check-up은 충치를 찾아내는 것만을 위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치과에 가는 일이 특별히 무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천천히 배울 시간을 주는 것.
그것 역시 부모가 아이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작은 건강 습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영국에서는 실제로 치과를 어떻게 이용하면 될까요?
GP처럼 등록하면 되는지, 아이들은 정말 무료인지, 성인은 얼마를 내야 하는지, 그리고 NHS 환자를 받는 치과를 찾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늘은 오랫동안 영국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이야기와 함께 2026년 9월 현재 England의 NHS와 NHS Business Services Authority(NHSBSA) 공식 정보를 기준으로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GP를 등록했으니 치과도 등록되어 있을까요?
영국에 처음 정착하면 대부분 GP부터 등록합니다. 그래서 치과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NHS Dentist는 조금 다르게 운영됩니다.
GP처럼 반드시 거주지역의 특정 치과에 등록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같은 의미의 catchment area에 묶여 있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도 NHS appointment가 있고 꾸준히 다니기 편하다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dental practice가 언제나 새로운 NHS 환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NHS와 private 진료를 함께 제공하는 곳이라도 그 시점에는 신규 NHS appointment가 없을 수 있고, waiting list를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 첫 방문 때 registration form을 작성했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그곳에서 NHS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치과에 처음 연락할 때는 단순히
“Are you taking new patients?”
라고 묻기보다는
“Are you currently accepting new NHS patients?”
라고 물어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new patients’에는 private patients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NHS 웹사이트의 Find a Dentist에서 town, city 또는 postcode를 입력해 주변 치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검색 결과에 나온다고 해서 현재 NHS appointment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실제 availability는 해당 practice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 곳에 연락해도 NHS appointment를 찾기 어렵다면 해당 지역의 **Integrated Care Board(ICB)**에 문의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에 새로 정착했다면 이가 아플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생활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을 때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NHS dentist가 주변에 있는지 미리 한 번 찾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치통이 시작된 뒤 찾는 치과와 아무렇지 않을 때 찾아두는 치과는 마음의 여유부터 다르니까요.
아이들은 정말 무료일까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알아두면 좋은 부분입니다.
England에서는 18세 미만, 그리고 19세 미만이면서 full-time education 중인 경우 NHS dental treatment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치아가 아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처음 치과를 찾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치아 상태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과라는 공간 자체에도 조금씩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아직도 기억하는 작은 스티커 한 장도 어쩌면 그런 과정 가운데 하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료 NHS dental treatment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2개월 이내인 경우에도 무료이며,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benefits 수급자와 NHS Low Income Scheme 대상자도 무료진료 또는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benefit을 받고 있다고 해서 모두 자동으로 무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Universal Credit 역시 일정한 조건이 적용되므로 자신이 실제 exemption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무료 NHS dental treatment를 받는 경우에는 Maternity Exemption Certificate(MatEx)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성인이 NHS 치과에 가면 얼마나 낼까요?
영국의 NHS 치과비용은 처음 접하면 계산 방식이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충치 하나는 얼마, X-ray 하나는 얼마 하는 식으로 각각의 비용을 더하기보다는 필요한 치료를 크게 세 개의 Band로 나누어 비용을 정합니다.
NHS Business Services Authority(NHSBSA)가 발표한 NHS England dental charges에 따르면, 2026년 4월 1일부터 적용되는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Band 1 — £27.90
검진과 진단, 필요한 X-ray, 예방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임상적으로 필요한 경우 간단한 scaling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Band 2 — £76.60
Band 1의 내용에 더해 filling, root canal treatment, tooth extraction 등의 치료가 포함됩니다.
Band 3 — £332.10
Band 1과 Band 2의 치료에 더해 crown, denture, bridge 등 보다 복잡한 치료가 포함됩니다.
Urgent / Unscheduled Care — £27.90
갑작스러운 통증 등으로 urgent NHS dental care가 필요한 경우 적용되는 금액입니다.
여기에서 NHS 치과비용의 계산 방식을 하나 이해해 두시면 좋습니다.
하나의 course of treatment를 마치기 위해 여러 차례 치과를 방문한다고 해서 방문할 때마다 해당 Band 비용을 다시 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검진 후 충치가 발견되어 filling이 필요해졌다고 해서 Band 1 £27.90에 Band 2 £76.60을 더해서 내는 방식은 아닙니다. 같은 course of treatment 안에서 Band 2 치료가 필요하다면 Band 2 charge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한 번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Is this NHS treatment, and which band will it be under?”
치과 의자에 앉아 있으면 평소보다 질문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치아 치료는 여러 차례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고 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조금 천천히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고, NHS treatment인지 private treatment인지, 예상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은 환자로서 당연히 물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용 자료 출처: NHS Business Services Authority (NHSBSA), NHS dental charges from 1 April 2026.
위 금액은 2026년 9월 현재 NHSBSA가 발표한 England의 공식 NHS dental charges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같은 치과에서도 NHS와 Private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한 dental practice에서 NHS와 private treatment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건물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어떤 treatment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비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NHS appointment를 원한다면 처음 예약할 때부터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private option을 제안받았다면 바로 결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NHS에서 가능한 치료가 있는지, private treatment를 선택한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전체 예상비용은 얼마인지 설명을 듣고 결정하면 됩니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더 그렇습니다.
치료를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도 진료의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Hard Water를 보며 가끔 드는 생각
영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물에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Hard water 지역에서는 주전자를 조금만 사용해도 안쪽에 하얀 limescale이 생기고, 수도꼭지나 샤워부스에도 금세 흔적이 남습니다.
그러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석회질이 많은 물을 매일 사용하는데 치석도 더 많이 생기는 것 아닐까?’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hard water가 곧바로 치석을 많이 만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치석은 치아에 남아 있는 plaque가 침 속의 미네랄과 결합하면서 단단해지는 것으로, 구강위생 상태와 침의 성분, 치아와 잇몸의 상태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hard water와 치석을 단순하게 연결하기보다는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프지 않을 때도 내 치아를 한 번씩 살펴보는 습관입니다.
작은 충치나 초기 잇몸질환은 언제나 통증으로 먼저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작을 때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오랫동안 미루다가 통증이 생긴 뒤 찾아가면 치료가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꼭 6개월마다 가야 할까요?
예전부터 ‘치과는 6개월에 한 번’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6개월 정도를 기준으로 정기적인 검진을 챙기는 것이 편한 분이라면 그렇게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영국의 공식 지침은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6개월마다 검진을 받도록 권하지 않습니다.
NICE에서는 개인의 치아와 잇몸 상태, 구강질환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다음 검진 시기를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8세 미만의 routine oral health review는 상황에 따라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 성인은 3개월에서 최대 24개월 사이에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검진이 끝난 뒤에는 이렇게 간단하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When should I come back for my next check-up?”
누군가에게는 6개월이 적당하고, 치아와 잇몸 상태가 안정적인 사람에게는 더 긴 간격이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6개월’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내 치아 상태에 맞는 검진 주기를 갖고, 아프기 전부터 살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이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그럼에도 치통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하필 주말 저녁일 수도 있고, 평소 다니던 치과가 문을 닫은 뒤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이용하는 dental practice에 urgent appointment가 가능한지 문의할 수 있습니다.
다니는 치과가 없거나 out-of-hours라면 NHS 111을 통해 urgent dental service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치통이라고 해서 모두 A&E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얼굴이나 목이 심하게 붓거나 호흡에 문제가 생기는 등 심각한 증상이 있다면 일반적인 dental appointment를 기다릴 상황도 아닐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NHS 111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결국 ‘좋은 치과’란 어떤 곳일까요?
“어느 치과가 제일 좋아요?”
영국에 처음 오신 분들에게 종종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dentist의 기준은 가족마다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를 서두르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주는 곳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치료 과정과 비용을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곳이 마음 편할 것입니다.
집에서 조금 멀더라도 꾸준히 다닐 수 있는지, NHS와 private treatment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습니다.
아플 때 한 번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나와 가족의 치아 변화를 함께 지켜봐 줄 수 있는 곳인가.
큰아이가 치과에 가기 싫다고 울던 것이 벌써 오래전 일이 되었습니다.
그때는 아이를 치과 의자에 앉히는 것만으로도 큰일 하나를 해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잘했다는 말 한마디, 손에 쥐여주던 작은 스티커 한 장, 별일 없이 집으로 돌아오던 경험들이 하나씩 쌓였던 것 같습니다.
그 아이가 이제는 이십 대가 되어 혼자 치과에 다닙니다.
그래서 저는 치과에 관한 글을 쓰면서 결국 다시 어린 시절의 그 스티커를 생각하게 됩니다.
치아 관리는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아프지 않을 때 치과에 가보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에 새로 정착하셨다면 GP 등록을 마친 뒤, 당장 이가 아프지 않더라도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NHS dental practice가 주변에 있는지 한 번쯤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을 때 가는 치과가 가장 아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쩌면 바로 그때가 가장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치과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치아교정은 일반적인 NHS dental treatment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8세 미만이면 정말 NHS 교정이 무료인지, 몇 살부터 orthodontic assessment를 생각해야 하는지, referral을 받고도 왜 오랫동안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지,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private orthodontic treatment를 안내받았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다음 글에서는 부모님들이 특히 궁금해하시는 영국 아이들의 치아교정 — NHS와 Private Orthodontic Treatment에 대해 따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공식 정보 확인
이 글의 NHS 이용방법, 무료진료 대상, 진료비와 정기검진 기준에 관한 정보는 2026년 9월 현재 England 기준으로 다음 공식 자료를 확인하여 작성했습니다.
NHS — Find a dentist
NHS — How to find an NHS dentist
NHS — Who can get free NHS dental treatment or help with dental costs
NHS — How much NHS dental treatment costs
NHS Business Services Authority (NHSBSA) — NHS dental charges from 1 April 2026
NICE — Dental checks: intervals between oral health reviews
NHS의 제도와 비용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예약이나 치료 전에는 최신 공식 정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Scotland, Wales, Northern Ireland는 치과 제도와 비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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