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왔는데 아이 학교가 아직 없다면? In-Year Admission과 Waiting List 대처법
영국에 도착해 집을 정하고 아이의 학교도 신청했습니다.
이제 학교만 정해지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될 것 같았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답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Unfortunately, there are currently no places available in this year group.”
한 학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 두 곳, 세 곳에 연락해도 모두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아침이면 창밖으로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오늘도 집에 있습니다.
처음 며칠은 괜찮습니다. 이사도 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면 부모의 마음은 달라집니다.
‘왜 우리 아이만 아직 학교를 못 가고 있지?’
이럴 때 가까운 학교에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저는 학교를 선택할 때 ‘어느 학교에 갈 것인가’와 함께 ‘아이의 학교생활을 언제 시작할 것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신청서를 냈다면, 이제 기다리기만 하지 마세요
학기 중 해외에서 영국으로 이주했다면 보통 In-Year Admission을 통해 학교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영국에 처음 온 부모라면 신청서를 제출한 뒤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9월처럼 새 학년이 이미 시작됐거나 학기 중간에 입국했다면 희망하는 학교의 해당 학년이 이미 정원에 도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모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신청한 학교에서 답이 없다면 신청이 제대로 접수됐는지 확인해 보세요. 한 학교가 full이라고 해서 거기서 멈추지 말고 다른 학교에도 문의해 보세요.
학교에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도 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찾아가 해당 학년에 자리가 있는지, in-year application은 어디를 통해 해야 하는지, waiting list에는 어떻게 올라가는지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학교마다 admission을 처리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Local Authority의 School Admissions 또는 Education 관련 부서에도 현재 아이가 school place 없이 집에 있다는 상황을 알리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로 전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조차 몰라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집에서 “왜 학교가 안 되지?” 하고 걱정만 하기보다 오늘 한 학교에 더 전화하고, 내일 Council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아이의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 교육제도를 처음부터 모두 알고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됩니다.
학교에 물어보고, Council에 물어보고,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물어봐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교육이 너무 오래 멈춰 있지 않도록 부모가 계속 다음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집에서 이렇게 먼 학교를 제안할까요?
집 근처 학교가 모두 full이라면 조금 더 넓은 지역에서 자리를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in-year admission으로 학교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Local Authority의 도움이나 Fair Access Protocol을 통해 school place를 찾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않았던 학교를 제안받기도 합니다.
걸어서 10분 거리가 아니라 버스를 타야 하는 학교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로서는 당연히 고민됩니다.
“어차피 가까운 학교로 옮길 건데 굳이 저렇게 먼 곳까지 보내야 할까?”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학교를 찾는 목적은 단순히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의 빈자리를 기다리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가 오랫동안 교육에서 벗어나 있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다시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통학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아이의 나이, 건강, 추가적인 교육적 필요 때문에 현실적으로 통학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다시 상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통학할 수 있는 학교라면 먼저 그곳에서 시작하고 가까운 학교의 자리를 기다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한 달, 두 달은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어른에게 두 달은 금방 지나가는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나라에 막 도착한 아이에게 두 달은 꽤 긴 시간입니다.
학교에서는 영어와 수학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것, 선생님의 영어를 들으며 눈치껏 따라 해보는 것, 옆자리 친구의 이름을 외우는 것, 점심시간에 함께 앉는 것, 운동장에서 같이 뛰어노는 것.
이런 아주 작은 일들을 통해 아이는 새로운 나라를 배웁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도 하루 종일 영어를 듣습니다. 친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면서 학교의 규칙도 자연스럽게 익혀갑니다.
그 하루하루가 쌓이면서 어느 순간 ‘낯선 영국’이 ‘내가 살아가는 곳’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학교를 기다리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영어를 사용할 기회도, 또래를 만날 기회도 줄어듭니다.
그리고 두 달 뒤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다른 아이들이 이미 친구 관계를 만들고 학급의 일상과 수업 방식에 익숙해진 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완벽한 학교를 기다리는 시간과 아이가 놓치고 있는 시간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부모의 생활도 함께 멈춥니다
학교 자리가 늦어지는 문제는 아이에게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영국에 막 정착한 가정이라면 부모에게도 현실적인 문제가 됩니다.
아이를 안전하게 혼자 둘 수 없는 나이와 상황이라면 부모 한 사람이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영국에는 아이를 혼자 둘 수 있는 법정 최소 연령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아이를 혼자 두어 위험에 처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막 영국에 온 가정은 가까이에 아이를 맡길 조부모나 친척,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착 초기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은행 업무도 해야 하고, GP 등록도 해야 하고, Council 관련 업무나 집과 관련된 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일을 시작해야 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아이의 학교가 한 달, 두 달 정해지지 않으면 아이의 일상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상이 제대로 시작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school place를 찾는 것은 단순히 학교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나라에서 가족의 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먼 학교에서 시작했다고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또 걱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먼 학교에 보냈다가 가까운 학교에 자리가 나면 또 옮겨야 하잖아요. 아이가 두 번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아이마다 다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아이에게 학교 이동이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학교에서 보낸 시간을 단순히 ‘어차피 옮길 학교에서 보낸 임시 기간’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영국 학교에서 새로 온 아이를 도와주려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새 친구에게 교실을 알려주고, 함께 점심을 먹거나 운동장에서 같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의 친구 관계는 꼭 긴 대화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같이 앉고, 같이 먹고, 같이 웃고, 같이 노는 것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첫 번째 학교에서 만난 친구도 아이의 영국 생활입니다
집 근처에 자리가 없어 조금 먼 학교에서 먼저 생활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가까운 학교로 옮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학교를 옮긴 뒤에도 첫 번째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서로 만나며 우정을 이어가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에게 첫 번째 학교는 실패한 선택도, 버린 시간도 아니었습니다.
영국에서 처음 친구를 만들고 새로운 문화를 만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집 가까운 학교로 옮긴 뒤에는 또 다른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생깁니다. 등하굣길에 만나고, 학교 밖에서도 마주치고, 같은 공원이나 동네에서 만나면서 아이의 생활이 조금씩 지역사회와 연결됩니다.
첫 번째 학교에서는 영국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면, 가까운 학교에서는 내가 사는 동네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학교가 두 번 바뀌었다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두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세계를 조금 더 넓혀갔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먼저 시작하고, Waiting List는 기다려도 됩니다
원하는 가까운 학교의 waiting list에 있다고 해서 그 학교에 자리가 날 때까지 반드시 집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학교에서 먼저 공부를 시작하면서 원하는 학교의 waiting list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후 자리가 생겨 offer를 받으면 그때 다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처음과 상황이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가 현재 학교를 너무 좋아하게 됐다면 조금 멀더라도 그대로 다니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가까운 학교로 옮기는 것이 아이와 가족에게 더 좋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학교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지금 모든 것을 완벽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아이의 생활을 시작하고, 다음 선택은 그때 다시 해도 됩니다.
아이의 시간을 너무 오래 멈춰 두지 마세요
영국에 처음 정착하면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원했던 학교에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고, 예상보다 먼 학교에서 첫날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장 완벽한 학교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금 먼 곳이라도 아이는 그곳에서 배우고, 사람을 만나고, 영어를 듣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자신의 첫 영국 생활을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언젠가 집 가까운 학교로 옮기게 된다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자신이 사는 동네에 조금 더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좋은 학교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좋은 학교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의 시간이 너무 오래 멈춰 있지 않게 하는 것.
어쩌면 영국에서 아이의 학교를 처음 찾는 부모가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더 중요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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