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자까 문학여행 시리즈 #3엘리자베스 개스켈 – 맨체스터의 어느 늦은 시작
영국 북부의 도시 Manchester 는 묘한 분위기를 가진 곳입니다.
런던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된 벽돌 건물과 비에 젖은 거리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트램이 지나가는 소리, 흐린 하늘 아래 검붉은 건물들, 오래된 공장 굴뚝의 풍경은 이 도시가 한때 산업혁명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을 지금도 조용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도시에서 Elizabeth Gaskell 은 인간의 삶과 슬픔,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그녀는 『North and South』, 『Mary Barton』, 『Cranford』 같은 작품으로 영국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는데, 그녀는 아주 늦게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누구인가
Elizabeth Gaskell 은 1810년에 태어난 영국 소설가입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목사의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갔고, 처음부터 문학을 직업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지금처럼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시대에 살지 못했습니다. 특히 결혼과 육아는 여성의 삶 대부분을 차지했고,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속에만 묻어둔 채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개스켈의 삶에는 커다란 상실이 찾아 오게 되었는데, 그녀는 어린 아들을 병으로 잃게 됩니다
그 슬픔은 그녀 삶 전체를 흔들 만큼 깊은 것이었는데, 남편 윌리엄 개스켈은 그런 그녀에게 글을 써보기를 권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부터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문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가 참 오래 마음에 남고 짐의 내 모습과 비슷한 것만 같은 공감,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가장 힘든 시간을 지나온 뒤에야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했고,
그리고 그 늦은 시작은 오히려 더 깊고 따뜻한 문학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녀의 문학이 특별한 이유
19세기 영국에는 위대한 작가들이 많았습니다.
Charles Dickens 은 산업혁명 시대 도시의 현실을 강렬하게 묘사했고,
George Eliot 은 인간 심리를 깊고 철학적으로 탐구했으며,
Charlotte Bronte 는 여성의 고독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엘리자베스 개스켈 역시 이들과 교류하며 같은 시대를 살아갔는데, 특히 그녀는 샬럿 브론테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고, 브론테가 세상을 떠난 뒤 직접 전기를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문학에는 다른 작가들과 조금 다른 결이 있었는데, 그녀는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노동자도, 공장 주인도, 외로운 여성도, 지친 가장도 그녀의 작품 안에서는 모두 한 명의 인간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완전히 선하거나 악하게 그리지 않았다는 점, 바로 그것이 그녀 문학의 가장 독창적인 부분입니다.
그녀는 세상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알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에 대한 연민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따뜻한 감정이 남습니다.
맨체스터가 그녀에게 준 세계
Manchester 는 산업혁명 시대 영국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당시 공장들은 밤늦게까지 돌아갔고,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긴 시간을 일해야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바로 그 도시 한가운데에서 살아갔습니다.
그녀는 단지 멀리서 사회 문제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 가까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 오는 골목길,
피곤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
가난 속에서도 서로를 돌보려는 가족들…
그녀는 그런 풍경들을 조용히 마음속에 담아두었고, 결국 그것들이 문학이 되었고, 그래서 개스켈의 작품 속 맨체스터는 단순한 산업 도시가 아닌 것입니다.
그곳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며 살아가는 아주 인간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왜 지금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읽어야 할까
우리는 너무 빠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무엇을 지워야 할지 판단이 안 될 때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비교당하고, 쉽게 지치며, 때로는 자신이 너무 늦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삶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것
삶의 슬픔을 지나온 사람도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은 시대를 초월해서 소중하게 지켜 지고 있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는 사실
그래서 그녀의 문학은 지금 시대에 더 필요한 것입니다
맨체스터 여행 정보
위치
Manchester 는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대도시입니다.
런던에서 가는 방법
- London Euston → Manchester Piccadilly
- 기차 약 2시간 ~ 2시간 20분
추천 장소
- Elizabeth Gaskell’s House
- John Rylands Library
- Northern Quarter
- Castlefield 운하 지역
특히 비 오는 날 걷는 맨체스터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젖은 벽돌 건물과 흐린 하늘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속에서, 왜 이 도시가 수많은 문학과 음악을 탄생시켰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마무리
Elizabeth Gaskell 의 문학은 거대한 성공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호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을 소개하는 까닭은 상실 이후에도 다시 삶을 바라보려 했던 한 사람의 조용한 기록이기에 그녀의 목소리에 우리는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지게 하고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읽고 있는 이유입니다.
비 오는 맨체스터의 오래된 거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온기를 품은 채로.
나의 노트
길을 잃은 그대에게
어둠이 끝나는 곳에서 슬픔이 끝나지는 않는다
예고 없이 찾아 든 불청객처럼 슬픔은
스멀거리며 가슴을 짖이기고
커다란 돌덩이 같은 슬픔들이
목을 옭죄어 오는 순간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길을
삼킨 후
어둠이 그저 어둠일 때
때로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돌아 가는 방법을 모를 때 기분을 알고 있는가
슬픔이 끝나지 않는 곳에 다시
어둠만이 쌓이면 나는 점점
색깔들을 하나씩 내려 놓고
무언가 되고 싶던 꿈 꾸던 도화지와
빛에 대한 촉감 서서히
기억을 잃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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